'2012년 10월'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2.10.31 '내 소개' by 도도 아빠
  2. 2012.10.30 10월 30일(2001년·2004년·2009년) by 도도 아빠
  3. 2012.10.29 10월 29일(2006년) by 도도 아빠
  4. 2012.10.29 2012년 10월 29일 월, 10월 21일과 몸의 병 by 도도 아빠
  5. 2012.10.26 2012년 10월 26일 금, 이런저런 생각들 by 도도 아빠 2
  6. 2012.10.24 '쫑알공주 도희체'의 무료 배포처를 추가했습니다 by 도도 아빠 2
  7. 2012.10.23 글꼴 전시회에 '쫑알공주 도희체'가 나갑니다 by 도도 아빠
  8. 2012.10.22 '쫑알공주 도희체'의 무료 배포처를 넓힙니다 by 도도 아빠
  9. 2012.10.21 2012년 10월 21일 일, 감기, 편두통, 고통, 병 by 도도 아빠 2
  10. 2012.10.21 2012년 10월 18일 목, 코스모스 by 도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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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30일, 분당>


<2004년 10월 30일, 개포동 공원>


(2009년 10월 30일, 병원>




'도희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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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9일, 양평 한화콘도>




'도희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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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1일, 체험 학습·병원)


도희야, 아빠가 가끔 멍하곤 하는데, 이젠 멍청하기도 해. 아빠가 얼마 전에 일주일 가까이 아팠잖아. 그때는 아픈 것밖에 생각을 못했는데, 날짜를 보다가 많이 슬펐어. 10월 21일, 22일이 아빠가 아픈 가운데, 별 생각없이 지나가 버렸어.

2009년 10월 21일, 공주가 학교 체험 학습을 다녀왔고, 오후에 입원했잖아. 아빠가 하루 휴가를 내서 체험 학습하는 도희 모습을 사진에 담았고, 병원에서 같이 하룻밤을 보냈잖아. 그때만해도 이런 끔찍한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리라곤 상상도 못했잖아. 그저 길면 일주일 정도 입원하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던 건데, 모든 것이 다 바뀌어 버렸어.

10월 22일 오전에도, 아빠랑 같이 병원 산책하고, 책도 읽고, 심심하다고 찡찡대며, 병원 밥은 맛없다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잖아. 그리고 오후. 이** 선생님이 갑자기 나타났고, 모든 고통이 시작됐어. 아빠는 처음에 뭔가 잘못 들은 거로 생각했어. 영화도, 드라마도 아닌데, 이런 황당한 일이 어떻게 있냐고,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어. 그렇게 2년 5개월 17일의 잔인한 시간이 우리를 망가뜨리고, 아빠의 영혼보다 더 소중한 너를 빼앗아 갔어.

6월 28일, 공주의 생일은 말할 것도 없고, 9월 23일, 병의 재발을 알았던 날에도, 아빠의 마음은 무너졌어.  어떻게 할 수 없는 슬픔, 분노와 억울함, 고통... 이런 것들이 그 시간들을 채웠어. 

그리고 10월 21일. 이번엔 아빠의 몸이 아팠어. 그 날의 의미를 잠시 잊었나 봐. 그런데 몸이 그 날을 기억하나 봐, 도희야. 너무도 슬픈 날이어서, 몸도 견딜 수 없나 봐.

공주야, 도희야, 아빠는, 죽기 전까지, 너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아니 그 뒤로도, 너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 자기 딸도 지켜주지 못한 아빠가, 어떻게 숨 쉬며 살 수 있겠니? 도희야, 정말 미안해.

내일부턴 쌀살해진대. 가을도, 이 황폐한 가을도 가는구나. 삶을 무너뜨리는 가을이 가는구나. 도희야, 아빠공주야, 반드시 다시 만난다. 그리고 절대로 두 번 다시 떨어지지 않을 거야. 공주야, 사랑해, 엄청 사랑해.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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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6일, 어느 공원>


1. 도희야,  엄마아빠가 감기에 걸려서 좀 아팠어.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 아빠는 어젯밤엔 자전거도 탔어. 아빠가 겪는 전형적인 몸살감기는 피했거든. 너도 알잖아, 아빠가 몸살에 걸리면 얼마나 요란하게 앓는지. 엄마는 아직 완전히 좋아지진 않았지만, 그제 결국 병원 가서 약 받아먹고, 며칠 동안 밤마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서 괜찮아졌어. 엄마가 오늘은, 학교에서 단축 마라톤 달리기가 있어서 거기 갔어. 

   공주야, 오후에 엄마랑 영화 보러 가려고 해. 꼭 보고 싶거나 그런 건 아니고, 엄마 마음을 좀 다독여주려고 해. 너를 잃고, 아니 그 전에도 엄마랑 언제 극장에 갔었는지 기억도 안 나. 하긴, 뭐 그게 대수겠니? 도희가 얼마나 아팠는지를 생각하면, 극장, 영화 따위가 뭐 대수겠니?

   그런데 도희야, 너가 없는데, 엄마랑 영화 보려니까 너무 슬프고, 별로 내키지 않아. 작년이었나? '쿵푸 팬더 2'를 봤잖아. 오전에 1회, 조조로. 극장엔 공주랑 엄마랑 아빠, 그리고 두어 명 정도. 네게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웠어. 학교에서 공부하며 친구들과 쫑알대며, 뛰어놀아야 할 시각에, 이렇게 힘든 병과 싸우는 도희를 보자니, 네가 불쌍하고, 엄마가 가엽고, 그랬어. 아빠의 죄가 이렇게 큰 건가 싶은 생각도 했어.

2. 봄은 슬프고, 여름은 잔인하고, 가을은 빈한하고, 겨울은 침묵할 것이다.

   도희야, 아빠 딸, 아빠공주야, 10월 말이야. 어어 하다가 날은 더 쌀쌀해지고, 첫 눈이랍시고 살짝 내렸나 싶다가 겨울이 올 거야. 정말 끔찍하구나.

3. 아빠의 안식 휴가도 두 달 조금 넘게 남았어. 내년 1월부터는 회사에 가야 해. 그 전에, 공주의 흔적을 잘 남겨둘 거야. 그 이후에도 그렇지만, 지금 더 집중해서 작업을 할 거야. 아빠의 마음은, 슬픔 그 자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네 흔적을 잘 추스리려고 해. 세상 사람들에게, 이렇게 총명하고 예쁜 공주가 있었다는 걸 얘기하고, 도희와 아이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할 거야. 아빠가 할 수 있는 게, 해야 할 게 뭐가 있겠니?

4. 도희야, 승진이 오빠랑, 경륜이 언니랑 다 잘 있지? 엄마들이 많이 힘들어 해. 언니오빠들, 동생들,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으렴. 

   아빠는, 단 한 가지 소망으로 하루를, 하루를, 지내고 있어. 도희랑 아빠랑 할머니랑 반드시 다시 만나고, 절대로 두 번 다시 떨어지지 않아. 

   공주야, 정말 미안해, 사랑해, 엄청 사랑해.      -dh-


Posted by 도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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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알공주 도희체'를 직접 받으실 수 있는 사이트를 두 곳 추가합니다. 다음 사이트를 클릭하시면, '도희체'를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큰 관심과 사랑으로 도와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문자동맹 커뮤니티, http://goo.gl/ZacIF






산돌 폰트클럽, http://me2.do/xF57VnT


이와 관련해 '도희체'를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과 삼성 앱스에 올리려고 합니다. 좀 더 많은 분들에게 나눠 드리고, 도희와 아이들을 기억해 달라고 부탁드리기 위해섭니다. 다만 안드로이트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든 apk 파일에 대해, 구글측이 승인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전해 듣기로는, '무료 배포'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문화와 정서가 우리와 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구글의 승인이 있어야 삼성 앱스 등에도 올릴 수 있습니다. '도희체'의 제작 취지를 잘 설명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광고를 붙이거나 최소 금액의 상징적 액수로 유료 배포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도희체'를 상업용으로 쓸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깊습니다.

안드로이드용 앱 제작과 등록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제 연락처는, 010-3708-4554, dydhdaddy@gmail.com 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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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알공주 도희체'의 실제 제작을 맡아주신 글꼴 전문 디자이너인 모은영 선생님(http://www.moeunyoung.com)이 다음달 1일부터 엿새 동안 전시회를 갖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도희체' 제작에도 함께 참여한 이호 '닥터폰트' 대표 등 열 명의 작가와 두 명의 초대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모은영 선생님은 '쫑알공주 도희체'로 꾸민 작품들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글꼴 작가들의 연구 모임입니다. 저도 '도희체' 이전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컴퓨터는 물론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된 지금의 생활을 보면, 글꼴이 참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작은 전시회지만, 한글을 가꾸는 이런 작가분들의 노력이 있어서 우리의 한글 생활이 좀 더 빛나고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고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모은영 선생님이 이번 전시를 위한 포스터에 도희의 일기를 사용하십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시안으로 보내주신 것을 올려봅니다. 글은 도희의 일기이고, 그림은 모 선생님이 일기에 맞춰 그렸습니다.



저희 가족은 전시회에 갑니다. 도희와 함께 갑니다. 여러분들도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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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알공주 도희체'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도희체'를 이제까지는 도희 블로그 두 곳(http://dohhee.tistory.com, http://blog.naver.com/dohheebest)에서만 나눠드렸지만, 이제는 폰트 전문 개발업체인 '산돌 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폰트클럽'에서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윈도 컴퓨터와 맥북에서 쓸 수 있는 'ttf' 파일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곧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는 'apk' 파일도 올릴 예정입니다. 

방법 1. '산돌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에서 직접 받기
(1) www.sandoll.co.kr 에 들어가시고,
(2) 화면 오른쪽의 'FONT CLUB' 배너에 있는 '무료폰트 다운로드'에 들어가시면 됩니다.


방법 2. '폰트 클럽' 사이트에서 직접 받기
(1) http://www.fontclub.co.kr/main.asp 에 들어가시고,
(2)화면 오른쪽 아래의 '무료 폰트'의 '한글'을 클릭해서 '쫑알공주 도희체'에 들어가시면 됩니다.



빙밥 3. 다음의 사이트를 지금 클릭하시면 됩니다.


'쫑알공주 도희체' 제작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과, '도희체'에 관심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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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2박 3일을 보내고 돌아오는 목요일 저녁, 아니 정확하게는 이틀째 되는 날 저녁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다. 그럭저럭 견딜만 했기에 자전거를 탔다. 샘게우물 조금 못 미친 마을에서 출발해 충주쪽으로 가다 쌍다리까지, 대략 왕복 40km를 탔다. 햇살은 여전히 좋고, 중간에 적당히 쉬면서 탔다. 숙소로 돌아오니 몸이 좀 나른했지만 괜찮다 싶었는데, 땀난 상태에서 샤워를 한 게 안 좋았다. 감기에 걸렸다.

몸살로 가는 건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를 썼다. 감기몸살을 워낙 '세게' 앓기에. 십중팔구, 열감기로 번져서 온 몸이 오한에 벌벌 떨면서 적어도 사나흘은 끙끙 앓는다. 아내에게도 미안하고, 그렇게 아프긴 싫었다. 특히 지난 금요일 저녁에 장애아들로 이뤄진 합창단을 돕는 1일 호프가 있어서 거기에 갔어야 했다. 엄홍길 대장을 만나야 했다. 네팔에 도희 이름의 학교를 짓는 걸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안방에 아주 작은 화장실이 붙어있다. 도희만 쓰게 했던 화장실이다. 이번엔 나만 쓴다. 아내와 도영이에게 감기를 옮길까 싶어서. 변기를 붙잡고, 계속 "우웩~" 거리고 있다. 

몸살로 번지는 건 막았다. 도희가 먹었던 면역력 강화제를 네 개나 먹었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고용량 비타민C도 먹고, 그렇게 했더니 그나마 효과가 있다. 그런데 머리가 너무 아프다. 목요일 밤부터 두통의 징후가 있더니 금요일 오전부터 제대로 시작이다. 특히 편두통이다. 평소 편두통은 거의 없었는데, 많이 아프다. 머릿속에서 송곳으로 쿡쿡 찔러대는 느낌. 머리 왼쪽 뒷편에서 통증이 시작하더니, 위 아래로 옮겨다니며 아프다. 누울 때 아픈 곳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그래서 하룻밤은 오른쪽으로만 누워서 잤다.

두통 때문인지, 메스껍고 구역질이 난다. "우웩~" 거리는데, 눈물이 쏟아진다. 내가 아무리 아프다고 한들, 도희가 아픈 것만 할까? 2년 반 가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약을 먹어야 했다. 머리는 수시로 무겁고, 때로는 두통으로 몹시 아파했다. 메스꺼워서 병원에서는 진토제를 달고 지냈다. 집에서는 바로 이 변기를 부여잡고 구역질을 했다. 때로는 내가, 어떤 때는 아내가, 도희 등을 살살 두드려주며 울었지만, 도희가 얼마나 아픈지는 몰랐다. 그저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도희는 그래도 그 고통을 잘 견뎌냈다. 나라면, 절대로 도희만큼 잘 참지 못했을 거다.

아파도, 이제는 아프다고 말할 수 없다. 도희를 생각하면, 아무리 아파도, 당장 죽을 것 같아도, 아프다고 할 수 없다. 도희도 아팠는데, 그리고 잃었는데, 도저히 아프다고 할 수가 없다. 아파도 도희가 아픈 것만큼 아프겠는가 싶고, 차라리 도희가 아픈 것만큼 아픈게 낫겠다.

도희는,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 아빠라고 하면서도, 내 딸이 겪는 육체의 고통과 마음의 두려움을, 난 제대로 몰랐다. 요 며칠, 호된 편두통을 겪으면서야, 도희가 아픈 게 이 정도였을지, 아니면 더 아팠을지, 울면서 생각한다. 

가끔 죽음을 생각한다. 당장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못하지만, 죽음을 선고받아도 크게 울거나 공포스러울 거 같지는 않다. 담담할 수 있겠다면 거짓말일 수도 있겠지만, 도희와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그럭저럭 죽는 과정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편두통이 이런 내 생각을 더 굳힌다. 아플수록 도희를, 그리고 엄마를 생각한다.      -dh-

Posted by 도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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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8일 목, 샘게우물>


(이 글은 10월 18일 목요일에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여주에 다녀온 뒤 사흘간 감기로 꼼짝못하다 오늘에야 올립니다.)

오늘(10월 18일 목)은 여주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어제 새벽부터 비가 와서 오전에 그쳤다. 오후에 자전거를 타기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 하루 미뤘다. 날씨는 여전히 쾌청하다. 내 삶의 시간과는 반대되는 날씨다. 마음이 그냥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도희가 이런 밝고 맑은 날을 좋아했으니.

샘게우물가에서 잠시 쉬었다. 코스모스들이 눈에 띈다. 일부러 가꾼 것들은 아닌 것 같다. 아내가 코스모스를 좋아한다. 그래서 사진 몇 장을 찍어서 보내줬다. 사진을 찍다보니, 코스모스가 참 예쁘다. 도희만큼은 아니어도, 도희처럼 예쁘다. 눈길을 끄는 코스모스들이 있다. 색이 참 곱다, 했더니, 분홍색이다. 아, 그렇구나, 도희가 분홍색을 제일 좋아하지, 그래서 '분홍공주'라고 불렀지. 그렇구나, 그래서 아빠 눈이 이렇게 끌리는 구나.

처음부터 쌩쌩, 멀리 멀리 가려고 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나오지 않았지만, 담고 싶은 것들이 눈에 밟힌다.

논에, 밭에, 산에, 강가에, 생명을 잃은 것들, 잃어가는 것들이 많다.

어떤 풀들은 되살아나고, 나무들은 잎을 피우겠지만, 어떤 것들은 이 가을에 바짝 말라가며 생명을 마무리한다. 저 코스모스들도, 꽃을 피우는 것들 못지않게, 아마 더 많은 것들은 스러져가고 있을 것이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삶도, 죽음도, 모두 자연의 일부라던 노무현 대통령을 가끔 생각한다. 부엉이 바위에서 무엇을 바라보며 떠올렸을까?

도희와 늘 함께 있음을, 반드시 다시 만남을 신앙으로 고백하며 오늘도 버틴다.      -dh-

Posted by 도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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