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공주야. 오늘도 화창해. 그래서 슬퍼.

도희야, 그래도 오늘은 좀 기운이 나. 많은 분들이 '쫑알공주 도희체'를 알고 쓰시겠다고 하셔.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슬픔과 고통을 나눠주셔. 무엇보다 엄마아빠 곁을 떠난 공주랑 아이들을 가끔은 기억해 주시겠다고 하셔.

김여진 아줌마랑 많은 분들이 트위터로 알려주셨고, 양정민 기자 이모가 기사를 성실하게 써주셨어. 모든 분들께 아빠가 마음의 빚을 졌어. 고맙고 또 고마운 분들이야.

부질없다는 생각, 마음을 다 떨쳐버린 건 아니야. 엄마는 어젯밤에도 많이 울었어. 그저 도희랑 아이들이 조금은 즐거워하지 않을까, 남겨진 엄마아빠들에겐 자그마한 위로가 될까, 이런 마음이야.

아빠가 어제 저녁, 지방에 왔어. 아빠의 큰어머니, 공주에겐 큰할머니라고 해야하나? 어제 낮에 돌아가셨어. 위암이 재발하셨어. 도희야, 기억나지? 2009년 4월인가, 아빠랑 둘이 입원하신 큰할머니를 찾아뵀잖아. 공주 아프기 전에 말이야. 그날, 도희는 여전히 밝고 맑고 명랑하게, 큰할머니가 기분좋게 해드렸잖아. 큰할머니가 나중에 그러셨어. 도희가 너무 예쁘다고

공주야, 이젠 할머니랑 큰할머니랑 같이 있겠구나. 할머니들이 도희를 잘 돌봐주시겠구나, 그치? 말씀 잘 듣고 예쁘게 지내렴

도희야, 새 친구들에게도 알려줘. 이곳의 많은 분들이, 너희를 기억하고 기도해 주신다고.

공주야, 무엇을 해도 미안하고 또 미안해, 아빠가 지켜주지 못 해서. 아빠는, 도희가 미치도록 보고싶어. 사랑해, 엄청 사랑해.-dh-
Posted by 도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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