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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9 2012년 9월 19일 수, 노래 by 도도 아빠

<2011년 4월 25일, 집>


공주야, 잘 지내고 있지? 그곳에서도 노래를 듣고 있겠지? 천사들의 노래를...

아침에 오빠 밥 먹이고 설거지하는데, 갑자기 도희가 즐겨 들었던 노래가 자꾸 떠오르는 거야. 오빠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겨우 참고, 속으로 삼켰어. 오빠가 어제부터 중간 고사야. 오빠도 공주처럼 명랑하지만, 마음을 무겁게 할 순 없잖아.

빠른 템포의 댄스 음악. 아빠는 그런 노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너를 잃고선 엄청 후회했어. 네가 아빠 곁에 있을 때 같이 듣고 낄낄 거리고 춤도 추고 그랬어야 했는데, 연예인들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수다도 떨었어야 했는데, 아빠 취향이 아니라고 그러지 않은 게 얼마나 후회되는지. 그나마 도희가 듣고 싶은 노래들을 찾아서 넣어준 거라도 없었으면, 아빠가 나중에 너를 어떻게 보겠니.

공주야, 지금은 도희 아이폰에 넣어준 노래들을 들으면서 사진을 정리하고 있어. 노래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퍼. 그래도 공주 모습이 떠오르니까, 목소리도 귓가에 들리니까, 그렇게라도 도희를 안아주고 싶으니까. 그렇게 버티고 있어.

공주야, 왜 갔니? 왜 엄마아빠를 두고 먼저 갔니? 아빠는, 그날 밤에도, 너를 잃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 어떻게든 너를 살리려고 했고, 하나님이 꼭 살려주시리라 믿었어. 

도희야, 그날 밤, 얼마나 무서웠니? 공주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도희야, 미치도록 네가 보고 싶어. 사랑해, 엄청 사랑해.      -dh-

Posted by 도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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